간행물 자료

간행물 자료

HOME > 자료실 > 간행물 자료

시문-(양계산인) 河回十六景

관리자이메일
【주(註)】
하회16경에는 졸재 류원지 공의 16경 외에도, 아래의 시는 陽溪散人이 甲寅(영조 10년) 元月에 지은 하회16경이며, 양계산인은 全州人으로 諱는 李馥, 字는 閏馨, 號는 坡谷이다.
1.立巖晴漲 (맑은 날 강 가운데 선 바위)

岩岩立江中
물 가운데 우뚝 선 바위
終古聞江漲
예부터 큰물과 싸웠네
漲立岩不沒
큰물이 넘쳐도 잠기지 않고
漲伏岩無恙
큰물이 늘어나도 탈이 없네
有如特立人
마치 큰사람이 버티어 서 있듯
風波任所伏
풍파에도 그 자리 지키고 있는데
隻手回倒瀾
척수로 물결 저어 바로 흐르게 하고
百川聽東障
불·노의 흐름을 공·맹으로 돌려 세웠네
豈斯斧鑿能
누가 무엇으로 능히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偉哉眞可仰 참으로 훌륭하도다!

【주(註)】
立巖:겸암정 앞에 있는 '형제바위'
漲:물이 가득히 차서 흐르는 모습.
回倒瀾∼東障:唐 韓愈(字는 退之)의 '進學解'에 "障百川而東之 回狂瀾於旣倒
"(여러 갈래로 흐르는 물(老·佛등 사상)을 동쪽(儒學)을 막아 흐르게 하고 미친 물결에 넘어진 것을 다시 회복케 하였다)"에서 인용하여 한 비유한 것임.


 

2.馬岩怒濤 (성난 물결이 부딪치는 마암)

造物爲此弄 조물주가 이것으로 솜씨 자랑하려는가
土沙還非豪 토사는 크지 않아 붙여 주지 않네
石盤楚堆馬 물가의 펑퍼짐한 바위는 초퇴마 같고
波激吳江濤 세찬 물결은 오강의 파도일세
聳觀勢奔猛 솟는 물은 성난 맹수 뛰듯 하고,
亂耳聲怒號 노호하는 물소리는 귀청을 때리고
白日▩聞雷 한낮에도 천둥치듯 무섭게 들리니
長年驚避高 언제나 놀라 높은 곳으로 피하게 하네
試問水落後 큰물 지난 뒤 물어 보련다
何似蘇仙皐 소동파가 노닐던 언덕과 어디가 닮았는가 고

【주(註)】
馬岩:부용대 앞 '갈모바위'
楚堆馬:不明(楚王 項羽가 탔던 말 '?'를 가리킨 듯하다.)
吳江:양자강 하류.(여기서는 項羽가 죽은 烏江인 듯)
蘇仙皐:蘇軾(1036-1101, 호 東坡, 宋代 第一의 詩人)가 놀던 언덕, 「赤壁賦」로 유명하며, 芙蓉臺를 赤壁으로 보고 인용한 詩句임

3.花峀湧月 (화산에 솟아오르는 달)

舍東有花山 정사 동쪽에 화산이 있어
山上完立月 봉우리 위로 둥근 달이 솟네
月光滿江山 달빛이 온 강산을 밝히니
斗覺淸魂骨 문득 내 마음도 맑아지네
幾停謫仙盃 謫仙이 거듭 잔을 멈추고
更探堯夫窟 또 다시 요부굴을 찾았구나
夜喜天心到 한밤중 천심에 닿으면 즐겁고
曉惜雲間沒
새벽엔 구름에 잠기면 섭섭하네
如此使作主 이같이 주인으로 모시며
百年長對越 일생동안 마주보며 살겠네

【주(註)】
花峀:화산
斗覺:문득 생각남
謫仙:하늘에서 지상으로 귀양온 신선 즉 唐의 李白.
李白의『月下獨酌』은 유명하다.
堯夫窟:堯夫는 宋의 理學者 紹翁의 字 그의 『淸夜吟』에 [月到天心處 風來水面時]-달은 하늘에 떠 있고 바람은 수면에 잔물결을 이르킨다-를 聯想한 것이다.
天心:하늘의 가운데

4.蒜峯宿雲 (마늘봉에 서린 구름)
油然雲出峀 산에서 뭉개 뭉개 구름이 나오고,
口乎山入雲 , 뾰죽한 봉우리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네
無心自朝暮 아침부터 해지도록 무심히 드나들며
且可消塵 속세의 나쁜 티끌도 쓸어 없애네
山能不負吾 산은 나를 져버리지 않는데
雲誰特贈君 구름은 뉘라서 자네에게 보냈나
山外有喧爭 산 밖에는 다툼이 있어도,
雲間無見聞 구름 속에서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네
早曉君其許 아침마다 자네가 허락하여,
一半吾願分 절반만 나에게 나누어주게나

【주(註)】

花峀:화산
斗覺:문득 생각남
謫仙:하늘에서 지상으로 귀양온 신선 즉 唐의 李白.
李白의『月下獨酌』은 유명하다.
堯夫窟:堯夫는 宋의 理學者 紹翁의 字 그의 『淸夜吟』에 [月到天心處 風來水面時]-달은 하늘에 떠 있고 바람은 수면에 잔물결을 이르킨다-를 聯想한 것이다.
天心:하늘의 가운데

5.松林霽雪 (눈 개인 뒤 만송정의 소나무)
亭亭萬松樹 높이 솟은 만 그루 소나무들
遠村臨江別
마을 바깥 강변에 늘어 서 있네
何處見奇姿 어디서 보아도 신기한 모습은
歲寒初霽雪 바람찬 겨울 첫눈이 내린 뒤일세
群林百卉眺 숲 속 나무와 풀들을 바라보니
索莫生意絶 삭막하여 생기가 보이지 않고
蒼髥帶玉立 검푸른 수염에 옥 띄를 두른 듯
白鬚咽毛節 온 몸은 하얗게 단장하고 서 있구나
恐與三春木 삼춘의 나무들이기 때문인가
一倒看無別 석양볕에 한번 보아 분별할 수 없네
【주(註)】

松林:만송정 소나무 숲.
亭亭:높이 솟은 모양.
白鬚咽毛節:漢 武帝 때의 충신 蘇武가 匈奴에 使臣으로 갔다가, 歸順 勸告를 거절하매 抑留하고 飮食을 주지 않아 추운 겨울 눈 속에 눈(雪)과 旗에 붙은 털을 삼키며 延命하였던 故事(蘇武節)에서 由來된 句節임.
恐與:아마도∼겠지. 三春 ; 봄철 석달(孟春, 仲春, 晩春)
倒看:거꾸로 보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들어오는 햇빛으로 비취다.

6.栗園炊煙 (율원에 오르는 밥짓는 연기)

遠郭園有栗 저 멀리 언덕의 밤나무 숲,
江村正炊烟
강촌에 밥짓는 연기 오르네
朝因洞霧凝
아침이면 골짜기에 안개가 모여들고
莫逐峯嵐連
저녁에는 봉우리 따라 아지랑이 잇네
依微春雨中
봄비 내리면 아련히 보이고
掩映秋霞邊 가을 철 저녁엔 노을로 가려지네
佳名賁晋里 이름도 아름다운 晋(진)의 栗里 마을
美實供周 좋은 열매로 잔치도 차리네
老去脚自弱 늙어가니 다리가 약해져
煩君數升傳 자네가 수고롭지만 몇 되 보내 주게

【주(註)】
栗園:마을 북쪽 변두리 송림 뒤에 있는 밤나무 동산.
莫(모):暮(저녁 무렵)와 같음.
依微:희미하게 보임.
賁(비) ; 64卦의 하나(離下艮上의 象, 剛과 柔가 왕래 교착하며 무늬를 이루는 象),
晋(진) ; 64卦의 하나(坤下離上의 象, 즉 지상에 광명이 나타나는 象).
賁晉里:晉의 節士이며 田園詩人 陶淵明의 고향 栗里를 뜻함.
煩君:자네를 걱정스럽게 하는 일.

7.秀峰霜楓 (첫서리 내린 남산의 단풍)

江外聳一峯 강 건너 솟은 봉우리엔
厓合生楓 산에도 벼랑에도 단풍나무 어울렸네
口口索洛之 담쟁이와 여지도 엉겨붙어 있어
壁滿靑蒙蒙 벼랑 가득 푸르름 일색이네
淸霜一夜飛 하룻밤 찬 서리 내리니
爛口堆新紅 불타듯 새로이 붉은빛 들어 보이네
足以當春花 마치 봄철 꽃 같고
錦帳開空中 공중에 펼쳐진 비단 휘장 같구나
隨時助佳景 철 따라 아름다운 경치 펼쳐지니
亦見造化工 이 역시 천지의 조화가 나타남일세

【주(註)】

秀峰:남산.
口口(벽려):담쟁이와 여주,
索洛(삭락):새끼처럼 엉켜 붙은 모양 (洛은 絡).
蒙蒙:빈 틈 없이 덮여진 모습

8.道棧行人 (잔도로 지나가는 나그네)

道棧懸郭外
저 건너 벼랑에 걸린 잔도에
歷歷數行人 사람 지나가는 것 역력히 보이네
不知遠近向
가는 곳 어디인지 알 수 없으나
但見往來頻
왕래하는 사람 꾸준히 보이네
細雨或披蓑
가랑비 오면 도롱이 걸친 사람,
斜陽時負薪
석양엔 땔감 진 사람도 가네
路危無息肩 길 가파르니 어깨 쉴 겨를 없고
江幽稀問津 그윽한 강변, 길 묻는 이도 별로 없네
靜坐較閑忙 조용히 앉아 바쁘고 한가함 견주어보니
無營則安身 할일 없는 사람 몸 편안한 줄 알겠네

【주(註)】
棧道/道棧:벼랑에 가설된 飛階 길.
歷歷:분명히 보이다.
江幽:그윽한 강가

9.南浦虹橋 (남쪽 나루의 무지개 다리)

南浦隔前江 남쪽 나루와 건너 앞 나루 사이
臥波有長橋
강물에 길게 누어있는 다리가 하나
每歲十月成
해마다 시월이면 생기는 데
晴虹不曾消
날 맑아도 무지개 그대로 서 있네
行人未病涉
나그네 걱정 없이 건너는데
舟子還停招
뱃사공은 불러 세워 오라 하네
截流勢甚壯
흐르는 세찬 강물 막고 서있으니
濟物功亦要 물건 건너는 데에 공도 이루겠네
我有題柱志
나는 다리 기둥에 글 쓸 마음 있어
散步聊逍遙 길 오고가며 즐겨 산보하네

【주(註)】
虹橋:소나무를 베어 가설한 다리로써 시간이 흐르면 붉고 푸르고 갈색이 섞여서 무지개 같은 모습이다.

【주(註)】

10.遠峯靈雨 (원지봉에 내리는 신령한 비)
小草有遠志 원지산에 있는 작은 풀,
峯上生無數 봉우리 높이 무수히 자라는데
邦人爲取新 사람들은 새 싹만 뜯고자
焚之除宿莽 묵은 풀은 불로 태워 없애네
天心急洗痕 하늘은 태운 흔적을 씻어 버리려
知時零以雨 때 따라 조용히 비를 내리네
漸看長 새파랗게 우거져 자라는 모습 보며
悠然當我戶 유연히 나는 집에 돌아오네
願爲良醫採 바라건데 양의가 뜯어가서
使斯民病愈 백성의 병을 고쳐주면 좋으련만
  ※遠志:원지과의 다년생초, 뿌리는 강장제로 쓰임.

【주(註)】
遠志:원지과의 다년생초, 뿌리는 강장제로 쓰임.
宿莽(숙망):묵은 풀

11.盤磯垂釣 (물가 반석에 있는 낚시꾼)

立岩下磯盤 형제바위 아래 물가의 바위들
盤處宜垂釣 너래 바위 앉아 낚시하기 좋을시고
不問餌有無 미끼야 있든 없든
倚竿時一嘯 낚싯대 드리우고 휘파람을 분다
水淸知魚樂 물 맑아 고기 노는 것을 알 수 있고
絲輕任風棹 낚시 줄도 가벼이 바람 따라 흔들거리네
行吟自忘機 시 읊조리면 낚시하는 일도 잊어버리고
沙汀明返照 어느덧 모래 위에 석양 해가 비취이네
此中興如何 이런 때 일어나는 취흥을 무어라 할까
回頭莞而笑 고개 돌리며 빙그레 웃음을 짓네

【주(註)】

盤磯:크고 작은 바위가 울퉁불퉁하게 있는 물가.
倚竿(의간):낚싯대를 드리우고 그냥 두다.

12.赤壁浩歌 (부용대에서 부르는 노래 소리)

赤壁陟江上 강 건너 솟아있는 적벽 위에서
臨風撥浩歌 바람 타고 큰 소리로 노래 부르네
歌聲滿天地 노래 소리 천지를 가득 채우니
萬物於吾何 만물이야 어찌되든 무슨 상관 있으랴
一歌聲正長 한가락 노래 소리 길게 퍼져가고
再歌心更多 다시 한번 부를 마음 더욱 흥겹네
歌罷夢依然 노래는 끝나도 흥은 남아 있어서
羽衣飛相過 신선의 옷자락이 스치고 지나가는 듯하네
何如壬戌秋 동파가 보았던 임술년 가을은 어떠했을까
北岸今東坡 북쪽 석벽이 바로 그 적벽일세

【주(註)】
赤壁:부용대
壬戌秋:蘇東坡(參照 2 馬巖怒濤의 註)의「赤壁賦」즉 '壬戌之秋七月旣望 蘇子與客泛舟遊於赤壁下'를 생각하며 읊은 것임 ; 東坡는 宋의 元豊5年 (1082) 음 7월 16일 밝은 달을 보며 三國의 영웅 魏王 曹操와 吳王 孫權을 생각하고 자신의 流人 신세를 비교하여 탄식하였다. 결국은 인생은 無常하다는 깨달음을 읊은 것이다.
蛇足이나, 그가 본 赤壁은 吳軍이 百萬 魏軍을 擊破한 古戰場은 아니었다

13.江村漁火 (강촌의 고기잡이 불빛)

暝色迷江村 강촌에 어두움이 찾아 드니
點點見漁火 점점이 나타나는 고기잡이 불빛
明垂閃衆星 뭇별이 내려와 반짝이며 불 밝히는데
絳照然群朶 붉은 빛 무리 지어 꽃처럼 빛나는구나
散口或驚魚 흩어지는 불꽃에 혹여 고기 놀랄까
飛烟時繞 연기 날면 때 맞추어 키 돌리네
取適政如此 자적(自適) 취함이 바로 이와 같으니
寓興無不可 흥에 빗대어 못할 일이 없겠지
靜觀到夜深 조용히 바라보고 야심하면
濠上誰知我 물위의 누가 나를 알아볼 것인가

【주(註)】
絳照(강조):진홍빛으로 비취다.
群朶(군타):무리 지어 늘어서다.

14.渡頭橫舟(옥연정 건너가는 나루에 매어 놓은 배)

境僻人事少 외진 곳에 사람 적으니
江山更淸幽 강산이 더욱 맑고 그윽하구나
無人來渡水 찾아와 물 건너는 이 없는 데
盡日橫派舟 온종일 물가에 배만 외로히 누워있네
空將濟川具 부질없이 강물 건널 도구만 갖추어
載沈還載浮 태우면 잠길 듯 다시 떠오르네
風過臥檣烏 바람 지나가면 돛에 까마귀 앉아 쉬고
雨餘集沙鷗 비 온 뒤 모래톱엔 갈매기 모여드네
須我友涉 나는 내 벗이 건너기만 기다리고
舟子莫浪愁 배 사공은 풍랑 걱정을 하지말게

【주(註)】
絳照(강조):진홍빛으로 비취다.
群朶(군타):무리 지어 늘어서다

15.水林落霞 (수림이 재에 지는 저녁노을)

水林山色古 수림이 고개 산색은 예 대로이고
今人幽想遐 사람은 아득히 옛 일을 생각하네
謙菴有遺 겸암의 남긴 자취 밟아보니
肯構傳克家 선대의 물린 일 잘도 전승하였네
起亭五步內 정자에서 나서서 다섯 발자국 이내에
新扁照水涯 새로이 단 액자가 물가에 비취네
江山連有主 강산은 연하여 주인이 있어
勝事堪成誇 빼어난 경치를 자랑스럽게 일구었구나
何處更奇絶 어느 곳이 더 아름다울 것인가
落日飛晴霞 해지며 맑은 노을이 날아드네

【주(註)】
水林山:겸암정 서쪽 얕은 산 이름.
肯構:아버지의 사업을 아들이 계승하여 성취함.
堪:뛰어나다.

16.平沙下雁 (모래톱에 내리는 기러기)

秋江浩空明 가을 강은 넓고 하늘은 높고 밝은데
何來遵渚雁 물가의 기러기는 어디서 이곳에 왔을가
陣疑沙壅水 기러기 떼는 막힌 물위의 모래톱과 같고
行如肉貫串 날아가는 모습은 한 줄에 꿰어진 듯하네
衡陽聲不斷 형양 땅 그리는 목소리 끊이지 않는데
瀟湘眼還慣 소상강 찾는 길 잊지 않고 예대로 돌아가네
己飽江山興 강산의 흥취를 실컷 보았으니
豈謀稻梁 내 어찌 나락과 수수로 모이 줄 가보냐
如能戒口腹 입과 배를 조심할 수만 있다면
網羅非汝患 그물은 너의 걱정거리가 아니리라

【주(註)】
平沙:만송정 앞 모래톱.
:물가의 기러기.
衡陽:湖南省에 있음. 衡山(五嶽의 하나, 湘水 沿岸에 있음).
瀟湘(소상):瀟水가 湘水에 합류하여 湘水로 된 下流의 地方으로 洞庭湖에 가까운 지역, 瀟湘八景의 하나에 平沙의 落雁이 꼽힌다. 唐의 錢起의 歸雁詩 "瀟湘何事等間回(소상에 무슨 일 있는가 쉬며쉬며 돌아가구려)"에 인용된 기러기의 故鄕